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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 패션

아메리칸 캐주얼 다 완성했는데 가방은 뭐 들어야해? <Filson 필슨>

by 세모킴 2022.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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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유행을 몰고 왔던 아메리칸 캐주얼이 죽어갈 때쯤 일본에서는 아메카지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게 우리나라로 건너온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다들 사라질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인정받는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지금 유행하는 시티보이 역시 아메카지 냄새가 강하게 묻어서 조금 더 영(young)하게 풀어진 스타일이죠.

아메리칸 캐주얼이나 아메카지 등 가장 큰 장점은 한번 사놓으면 스타일이 변했다가도 언제든지 편하게 돌아올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filson 256

 

이러한 스타일을 제공하는 다양한 아이템과 브랜드들은 많은데 항상 가방은 요즘 유행에 맞추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고는 합니다. 

 

이 브랜드의 가방은 한번 사놓으면 아메카지 뿐 아니라 다양한 룩 어디에나 쓸수있음은 물론, 몇 년이 지나 다양한 가방을 메다가도 다시 들게 되는 마성의 매력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가격 역시 다양한 아메리칸 헤리티지 브랜드들 치고는 준수한 가격대에 좋은 디자인과 내구성을 보장하며, 김세모 역시 이 브랜드의 가방을 3개나 가지고 있을 정도니, 오늘의 스토리를 듣고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C.C.Filson

 

오늘의 주인공 클린턴 C.필슨은 1850년 미국의 네브래스카주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기차 승무원(철도원)으로 일하며 보냅니다.

 

19세기 미국은 이전에 리바이스편에서 설명드렸다시피 골드러시가 한창이었는데, 그 넓은 땅덩어리처럼 캘리포니아에서 한번 빵! 하고 끝난 게 아니라 북미 대륙 전반에 걸쳐서 여러 번 터지고 사람들이 몰리고를 반복했습니다. 유전 터지듯 말이죠(사실 유전이나 금광이나..)

 

오늘의 주인공 역시 금광과 관련이 있는 브랜드인데요. 

클린턴 필슨은 리바이 스트라우스와는 다르게 골드러시를 보고 움직인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저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건 실력이겠죠.

 

어찌 되었건, 필슨은 1890년에 철도원 일을 관두고 시애틀로 본거지를 옮기고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합니다.

바로 벌목꾼을 위한 워크웨어를 제작하는 것이었는데요. 그들을 위한 옷가게를 오픈하고 사업을 평화롭게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래스카와 인접한 캐나다 북부지역 클론다이크에 금맥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클론다이크로 미친 듯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필슨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되었습니다.

 

왜 캐나다 북부지역에 골드러시가 터졌는데 시애틀에 있는 필슨에게 기회가 된 걸까요?

 

그건 지리적 이점에 있었습니다. 캐나다의 유콘 클론다이크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꽤나 장거리 이동을 했어야 했는데, 가장 빠른 길이 서부의 해안길을 따라 육로로 올라가는 거리였고, 그게 아니어도 주변이 거대한 산으로 가로막혀 배를 타서 이동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육로를 통해서 올라가든, 해로를 통해서 올라가든 최단거리로 가기 위해서는 국경 바로 아래 시애틀을 거쳐 넘어가야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도착한다고 끝이 아니라 알래스카와 인접할 정도로 북부지방에 있던 클론다이크는 도착해도 여름엔 엄청난 무더위와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러자 '살면서 경험해본 적 없는 엄청난 추위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등의 암담한 소문들이 무성했습니다.

 

 

정보력이 생명인 이 기회주의자들에게 이 소문은 다양한 물품을 구비하게 만들었고, 이 이유로 시애틀은 클론다이크로 향하는 베이스캠프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약 10만 명이 몰렸다고 합니다.)

 

 

이때 공장을 소유했던 필슨은 캠핑용품과 따뜻하고 튼튼한 옷을 제작하는 가게로 변경하였고,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즉각 상품화를 꾀할 수 있었습니다.

 

 

매키노 울

 

대표적으로는 매키노 울상품이 있었는데, 울을 압착 해서 만드는 멜톤 울과 비슷한 방식으로 섬유가 매우 두툼하고 물에 강했습니다. (보통 고급 바시티 재킷이나 코트류에 주로 쓰임)

 

 

매키노 울을 필슨이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었고, 1811년 영국군에 의해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 튼튼하고 따뜻한 매키노 울은 벌목꾼을 대상으로 했던 필슨의 대표상품임에 부족함 없게 19세기 캐나다 개척자나 미 벌목꾼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는데, 골드러시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매키노 울이 사용된 재킷이나 조끼는 필슨의 대표상품이 됩니다.

 

 

매키노 울

 

 

하지만 클론다이크 골드러시는 캘리포니아 사정과는 다르게 금방 막을 내렸고, 필슨은 변화를 꾀해야 했습니다.

아예 본인들의 아이덴티티를 굳건하게 만들어 워크 웨어 전문 브랜드로 성장함과 동시에 튼튼한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를 제공했습니다.

 

 

이 시기쯤 제작된 게 왁스드 캔버스와 매키노 울로 만든 필슨 크루저 제품인데, 일반적인 셔츠와 비슷하게 생긴 생김새를 보이지만, 매우 실용적으로 제작되어 9개의 주머니가 있는 등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인기였고, 1914년 특허로 등록하게 됩니다.

 

 

filson cruiser

 

하지만 이런 헤리티지를 보유한 브랜드들 역시 시대가 변함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 쇠퇴하고 추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슨 역시 아웃도어뿐 아니라 캐주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비교적 최근(2013년)에 와서야 변화를 꾀하게 됩니다.

 

 

 

시기상으로 보았을 때 일본에서 아메리칸 헤리티지 붐이 일어나며 아메카지 열풍이 불고 있을 시점이죠?

필슨 역시 유행에 올라타며 일본 등지의 아시아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필슨의 옷은 아시아인의 체형에는 전혀 맞지 않는 체형이었고 미국에서도 당시에는 슬림핏이 한창 유행할 시점이었기에 2013년 당시 MD이자 디자인 역을 맡고 있던 부사장 폴 최(paul choi)의 주도하에 슬림 라인을 선보이게 됩니다.

 

 

필슨의 원형은 살리되 핏만 수정하는 방식을 통해서 라인을 분리하는데, 클래식 라인은 알래스카 핏, 새로운 핏은 시애틀 핏으로 나뉘어 제작되게 됩니다. (대부분의 헤리티지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전통과 최신의 트렌드를 잇기 위해 이처럼 라인을 분리해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for dog

 

애견용품 역시도 잘 나오는데, 아메리칸 헤리티지에 대해 계속 설명드리면서 나올 이야기이지만, 미국의 헤리티지가 유행하던 시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당연하고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애견용품이 함께 출시되곤 했습니다.

 

 

이는 사냥 문화를 즐기던 미국의 문화 때문입니다. 중산층, 저소득층은 생계(잡아먹는 게 아닌 가죽, 고기, 뿔 등 판매)를 위해 부유한 사람들은 취미로 사냥이 아주 대중적인 문화였는데, 이 사냥꾼들은 오랜 기간 동안 충실한 동반자 역할로 개와 함께 사냥을 나서곤 했습니다.

이에 더불어 개를 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많이 보이고 이를 내세워 브랜드화하기도 하였던 겁니다.

 

 

48-hour duffle

 

또한, 필슨은 가방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대부분의 아메리칸 헤리티지 제품들이 그러하듯, 이쁘고 현시점 새로운 가방의 대부분의 원형 역할을 하여 클래식하면서 어디에나 어올리지만, 투박하고 매우매우매우 무겁다는 장점이자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필슨이 유명해지게 된 것도 가방 덕인데, 단순하면서 실용적이고 탄탄한 느낌의 캔버스 소재와 가죽의 조화 그리고 이쁘지만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색상은 구매욕을 자극하고 어디에나 어올리는 조화를 주죠.

거기에 더불어 운동효과(?!)까지 있으니! ㅎㅎ..

 

 

현재는 당연하게도 경량화된 모델(나일론 소재)도 나오며 가격대도 비교적 착한 편이니 구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filson 256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오리지널 프리프 케이스 256 필슨의 상징적인 가방이며,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죽과 왁스드캔버스(원단에 왁스가 스며들어 있음, 바버와 같이 겉면에 칠해져 묻어나는 정도가 아닙니다.) 소재와 묵직한 가죽은 가방의 각이 웬만해서는 흐트러짐이 없는 깔끔한 가방입니다.

 

물론 완벽한 무게감도..ㅎ (무게감은 아주 악명 높지요.. 가방만으로 1.5kg.. 노트북 하나만 담아도 거의 3kg 시작이라고 보시면..)

 

 

dryden

 

 

이 상징적인 256을 현대적으로 개량하여 실용성을 가미한, 튼튼한 나일론으로 제작된 드라이든 프리프 케이스,

 

 

48-hour

 

필슨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큰 사이즈의 더플백으로 48-Hour Duffle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벌목꾼의 이미지로 튼튼한 브랜딩과 디자인을 자랑하는 필슨, 홈페이지 등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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