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브랜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브랜드 슈프림입니다.
우리 세대의 마케팅의 교과서이기도 하며, 한국에서 상표법에 대한 논쟁도 시작된 브랜드이죠.
이 슈프림이 올해 5월,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새로운 스토어가 어디에 열릴 것이다 라는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한국에 슈프림 상표권 출원공고를 받았다는 소식도 들려왔으며, 스토어가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실화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후보군으로는 성수, 청담과 한남 등이 후보지로 언급되곤 했습니다.
그중에서 드디어 23년 강남! 에 상륙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나저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프림이 왜 이제야 한국에 들어오는 걸까요?
그리고 슈프림은 왜 유명해진 걸까요 ?
우선 슈프림이 왜 한국에 이제야 들어오는가 묻는다면, 상표권 때문입니다.
당시 슈프림은 미국 내에서 유명해지고 확장을 슬슬 시작하고 있을 시점 즈음, 한국, 이탈리아 등 몇몇 나라에서는 슈프림의 행보를 보고 눈치를 보다가 자국 내에서 먼저 로고를 출원합니다. 이들은 법의 이면인, 자국내 우선 출원제도를 악용하여 지금도 '상표 브로커'라고 불리우며 활동합니다. 지금도 중국에서 그들의 활동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중국 브로커들은 우리나라 시장을 주목하고 있으며, 무신사 등을 자주 찾아보며 '뜰 것 같다' 싶은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먼저 상표를 출원하는 일이 많죠. 실제로 이들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는 브랜드들이 많이 있고, 중국진출을 포기하는 브랜드도 많기도 합니다.
그렇게 수출길을 막고 그들의 제품을 카피하여 그들이 원래 브랜드인 양 활동하거나, 브로커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면 수천수억에 달하는 합의금을 내어라 라는 식의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2000년대 초반에도 슈프림을 먼저 알아보고 그렇게 상표를 출원했고, 그 브로커들과 합의하지 않은 슈프림은 한국 시장을 포기했었고, 브로커들은 동대문에서 그 로고를 사용하며 값싼 가격에 어찌 보면 정품..? 인 슈프림 짝퉁 아이템들이 팔려 왔었죠. 그 출원된 상표가 드디어 보증 기한이 만료되었고,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짜 슈프림이 드디어 한국에 출원을 내며 상륙 준비를 하게 된 것이죠.
슈프림은 1994년 4월, 제임스 제비아라는 설립자에 의해 단돈 1300만원으로 뉴욕매장을 오픈하며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시대적으로 90년대 - 2000년대 초는 스케이트보드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고, 제비아는 이를 브랜드의 키워드이자 브랜드의 심장으로 삼습니다. 당시 보더들의 이미지는 지금 우리가 도로에서 흔히 엄청난 배기음과 조명, 불법 튜닝 등으로 눈살을 찟푸리게 만드는 양카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10대로 구성된 어린애들이 대부분이었죠)
스케이트보드가 보도블럭을 지나갈 때 나는 소리와 얌전하게 가는 것도 아니고 묘기를 부리며 위험천만하게 수많은 매장과 가판대 등을 활보하고, 도로와 인도 구분 없이 여러 명이 몰려다니는 이들은 당시 사회에 크나큰 골칫거리 문제아들이었습니다.
슈프림은 이들을 타겟으로 매장의 중앙에는 보드를 타며 놀 수 있는 보더들을 위한 공간을, BGM으로는 공격적인 힙합을 틀어놓으며, 반항아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내죠. 또한 지금도 욕먹는 사항이고, 반면에 또 열광 받는 부분이기도 한 직원 채용 또한 매우매우매우 불친절하고 양아치 같은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불량스러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만으로도 슈프림은 순식간에 뉴욕 힙스터들의 마음을 사로잡는았는데요, 여기에서 유명한 슈프림의 마케팅 방법이 시작됩니다.
하루하루 브랜드를 어떻게 더 알릴지 고민하던 제비아는 거리에서 보드를 타는 이들을 유심히 바라보았고, 그들 중 가장 거리에서 눈에 띄고 자주 보이고 가장 양아치스러운(슈프림스러운) 아이들에게 슈프림 티셔츠를 마구마구 제공하게 됩니다.
안 그래도 눈에 띄는 슈프림의 빨간박스로고와 의미, 그리고 그 당시 10대 스트릿제품의 니즈인 큼직한 로고 플레이 등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당연하게도 거리에서 눈에 띄는 이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브랜드도 눈에 자주 띄게 됩니다.
그렇게 보더들 사이에서 슈프림은 당연하게도 입어야 하는, 무조건 입어야 하는 브랜드로 한층 나아가고 있었죠.
여기에 케이트 모스의 캘빈클라인 광고 위에 슈프림 박스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고, 루이비통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한 보드 데크를 제작하는 등, 악동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각종 브랜드에서 많은 고소와 비판을 받았지만, 공격적인 보더들에게는 엄청난 찬사와 지지를 더욱 받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들을 위해 (그당시) 저렴하고 튼튼한 티셔츠 후드티 등을 발매하여 팔았으며, 다품종소량생산으로 한번 제작한 디자인은 다시 재출품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목요일 오전 11시 드롭 데이를 만들어 다품종 소량을 지키며, 한번 놓치면 돈 주고도 사지 못하는 이 제품들은 엄청난 리셀가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이후로는 다양한 브랜드 우리가 아는 웬만한 모든 브랜드, 명품브랜드부터, 아티스트, 캐릭터, 가구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모든 브랜드와 콜라보 행진을 이어가며 브랜드 가치는 계속해서 상승 중에 있으며, 지금도 초기에 원수였던 루이비통과 지속적인 콜라보로 인해 스트릿브랜드이지만 사실상 명품브랜드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도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브랜딩 적으로는 완성되어있는 그 보더라는 이미지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으며, 거칠고 격한 그 보더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상들, 특히나 이들은 아직도 LO-FI(의도적인 저화질) 영상들을 많이 사용하곤 한다. 보드 불을 지르고 타기도 하고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강렬한 영상들을 남기고, 보더들을 위한 대회를 열고 선수들을 후원하는 등 그들의 이미지를 더욱 굳건하고 탄탄하게 이어가고 있다.
브랜딩 적으로 바라보면, 빨간색 박스와 하얀색 레터, 특히나 빨간색만 보아도 슈프림이 떠오르게 한 그들의 키컬러 전략과 미니멀하고도 강렬한 디자인과 선정적인 이미지의 그래픽 티셔츠, 그들의 무드를 보여주는 다양한 액세서리 및 서브 아이템들, 머니 건과 벽돌만 보더라도 그들의 이미지는 알 수 있죠.
사실 이 벽돌, 소화기 등 사람들에게 일반아이템에 로고만 붙여서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가격을 만든다는 이 전략이 욕을 먹기도 많이 먹지만, 사실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그들은 그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에서 가져와 슈프림(최상의) 물건이라는 레터와, 거친 면모 등을 보여주는 브랜딩 아이템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 점 때문에 (물론 슈프림이니까 무지성 구매자도 있지만,) 사람들이 구매하고 원하는 브랜드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 브랜드가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만나볼 수 없었으며, 외국에서 들여오는 탓에 우리나라에는 유독 더 비싼 가격에 리셀을 형성했던 슈프림이 드디어 들어오며 더 멋진 행보를 한국만의 감성과 어울려주면 좋겠다는 기대감과 함께 글을 마치며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도 구매예정자분들에게는 좋은 예습이 될 것 같네요.
또, 슈프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브랜든 바벤젠 '이제는 내가 슈프림을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못된다.'며 어른들을 위한 슈프림인 'NOAH(노아)' 라는 브랜드를 2015년, 만들어내어 또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노아에 대해서도 알아보세요!
대중의 취향에 맞추지 않겠다.
- 제임스 제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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