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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 푸드

미 경찰관의 상징 '한손에 커피 한손에 도넛'을 만든<DUNKIN 던킨>

by 세모킴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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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등장하는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체격이 좀 있는 경찰관이 한 손에는 커피와 다른 한 손에는 도넛을 들고 들어오거나 먹는 장면인데요.

 

donuts & cops

 

어쩌면 경찰의 상징과도 같이 등장하는 이 도넛과 커피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과거에는 던킨도넛, 던킨(Dunkin)입니다.

 

이 또한 당연하게도 브랜딩인데, 던킨의 브랜딩은, 심지어 이름조차도 모두 우연을 기회로 잡아 생겨난 브랜딩입니다.

과연 어떤 우연들이 모여 던킨을 브랜드화하고 초고속 성장을 하게 만든 걸까요?

 

1916년 미국에서 태어난 오늘의 창업주 윌리엄 로젠버그는 정말 찢어지도록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교육도 졸업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게 됩니다. 

 

 

10대 시절은 경제 대공황 시기를 보내며, 얼음덩어리를 팔아 생계를 연명하였고, 이후로도 별다를 것 없이 노동자의 삶을 살던 그는 이 가난에서 벗어날 계획들을 세웁니다.

 

윌리엄 로젠버그

 

때는 1946년 2차 대전 당시 노동자들에게 간편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며 5천 달러를 투자해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일하기 바쁘고 비싼 음식은 잘 먹지 않는 노동자들을 겨냥하여 손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도넛과 값싼 커피를 제공하면서 사랑을 받았고, 그 사랑으로 2년 만인 1948년 '오픈 케틀(Open Kettle)'이라는 이름으로 첫 매장을 오픈하게 됩니다.

 

 

당시에 도넛 매장은 커피를 팔지도 않았으며, 서너 가지의 단순한 메뉴로 구성되었는데, 오픈 캐틀은 질 좋은 원두의 커피와 다양한 메뉴의 도넛들을 개발하였고, 이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매장에서 커피와 도넛을 먹던 유명 여배우 '메이 머레이'는 실수로 도넛을 커피에 떨어트리게 되는데, 그녀는 이걸 그냥 먹기로 하였고 먹는 순간 그 맛에 감동하게 되면서 그 자리에서 'Dunk-In!!'이라며 외치게 됩니다.

 

 

이를 들은 윌리엄 로젠버그는 1950년 사명을 던킨 도넛(Dunkin Donuts)으로 변경하게 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브랜딩이 된 던킨 도넛은 그때부터 더욱 인기를 얻으며 매장을 미친 듯이 확장해 나가게 됩니다.

 

 

또한 윌리엄은 도넛 말고도 다양한 사업을 많이 추진하였는데, 운전자 전용 햄버거 체인, 생선 튀김 등 프랜차이즈가 가능한 품목은 뭐 할 것 없이 다 시도했지만, 검증된 하나의 방법이 검증 안된 수백 가지보다 낫다고 판단하여 모든 사업을 매각하였고, 이러한 모습을 보며 자란 아들 밥 로젠버그는 31가지의 맛을 가진 아이스크림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하며 그 유명한 '배스킨라빈스 31' 가맹사업을 하기도 한다.(창립자가 아닌 프랜차이즈화. 이들은 지금 모두 Dunkin Brands Group 소속)

 

 

매장 수를 확장하며 잘 나가던 던킨도넛에는 한 가지 큰 골칫덩어리가 있었는데,

바쁜 노동자들의 식사대용으로 만들어진 던킨도넛은 차량 이동이 많고 넓은 미국의 조건을 적극 수용하여 한적한 동네에 넓은 매장으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채용하였고, 당시에는 일반적이지 않게 24시 영업을 하면서 사랑을 받던 매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조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쁜 노동자들뿐이 아니었는데, 어디서나 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던 미국의 특성상 너도나도 1분이면 무장강도가 될 수 있었고, 그 무장강도들에게 넓고 한적한 동네의 24시 영업장인 도넛 가게는 완벽한 성지였던 것이죠.

 

던킨도넛이 한창 시작하고 확장하던 무렵인 1950-60년대는 강도들이 들끓던 시기로 던킨도넛의 피해는 아주 막심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던 윌리엄 로젠버그는 자신의 매장에 항상 드나드는 특정 인물들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경찰관이었습니다.

경찰관들에게 도넛은 아주 완벽한 궁합을 자랑하던 음식이었는데요, 한 손에 들고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먹을 수 있고, 먹다가 아무 데나 방치해놓아도 맛이 변하지 않았으며, 냄새도 나지 않아 내근이나 잠복근무에서의 차량 등 여러모로 사랑받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가진 음식이었죠.

 

 

이 점을 캐치한 윌리엄 로젠버그는 오전 오후에 팔고 남은 커피와 도넛을 심야시간 매장에 방문하는 경찰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세웁니다.

 

 

이 전략은 경찰관들에게 안 그래도 사랑스러운 도넛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게 되는데요, 특히나 긴급출동이 잦고 순찰을 많이 하는 경찰들에게 조리되는 시간이 존재하는 요리는 먹기가 힘들었고, 방문하면 즉석으로 주는 도넛과 커피에 열광하며 자주 드나들게 된 것이었죠.

 

 

또, 순찰 중의 경찰들에게 쉼터 같은 역할도 하면서 경찰들이 스스로 가게를 지키게 되었고, 강도들은 더 이상 던킨도넛을 타겟으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본 다른 도넛 브랜드들도 같은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고, 미국 경찰들과 도넛은 떼어놓을 수 없는 상징과도 같은 관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문젯거리를 해결한 던킨도넛은 자국을 넘어 글로벌화를 추진하여 다양한 국가로 흘러들어 갔고,

국내에는 1994년 이태원에 최초로 BR코리아(파리바게뜨 등을 포함한 CPC그룹 산하 브랜드)에 의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던킨도넛은 맛 좋은 도넛과 싸구려 커피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사실 던킨도넛은 커피뿐 아니라 음료 영역에서 엄청나게 신경을 쓰며 개발을 하는 브랜드입니다. 커피 레시피만으로도 15000가지가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타벅스보다 던킨도넛이 인기가 더 많으며 매출의 60%가량이 음료류라고도 합니다.

 

 

(의외인 사실은 모 바리스타가 브랜드 커피 중 원두와 향 즉, 커피의 본질로만 봤을 때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판매점이 아닌 배스킨라빈스 커피가 제일 맛 좋은 커피라고 합니다...)

 

 

 

 

2019년 이후로는 던킨도넛이 리브랜딩을 하면서 도넛을 빼고 던킨(DUNKIN)으로 이름을 바꾸었는데요, 도넛이 가진 특성인 아침에 급하게 먹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어느 시간에든 즐길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캐릭터나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를 하고 신발, 맥주 등 한계를 넘어서며 시대의 변화에 대응 중이고 컬처 브랜드로써의 도약을 꿈꾼다고 하니 앞으로 그들이 가진 달콤하고 형형색색의 컬러적인 특징들처럼 톡톡 튀는 컬처를 만들어내길 응원해 봅니다.

 

 

 

* 도넛의 구멍 뚫린 모양은 1847년 미국 해군 함장인 한센 그레고리가 폭풍이 불어와도 도넛을 먹는다! 라며 도넛 가운데를 뚫어 키(배의 방향 조정장치, 핸들)에 끼워 넣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 초기에 던킨도넛은 이 가운데 구멍 낸 반죽을 어찌할까 하다가 먼치킨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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